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은 우리 사회의 곳곳에서 여러 변화를 촉진하고 있습니다. 가정 뿐만 아니라, 업무 환경도 이런 변화가 빨라지고 있는데요... 재택근무의 확산, 온라인 미팅의 활성화 등 이전과는 다른 환경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변화는 산업 전반에서 일어납니다. 에너지 및 바이오, 제약 산업들도 다르지 않은데요.. 이제는 코로나 이후에 과연 사무실의 환경이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의심하는 일도 빈번합니다. 마케팅의 변화도 눈에 띕니다. 소비재 산업이 일찌감치 디지털 중심의 마케팅 활동에 눈을 돌렸다면, 이제는 저희 연구소가 담당하는 B2B, 제약바이어, 에너지 등의 산업도 디지털 마케팅을 활발하게 검토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업무 환경의 변화는 디지털 마케팅을 촉진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을까요?
대부분의 제약기업들은 올해 바이오시밀러와 다른 제품들을 출시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었습니다. 그러나, 새해가 시작하자마자 코로나바이러스의 상황을 맞이하게 되어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하게 되었는데요.. 세일즈 담당자들이 핵심 고객들을 통해 신제품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기 어렵다보니, 새로운 소통방법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제약 마케팅의 최강자로 평가받는 화이자(Pfizer)의 상황을 보겠습니다. 이 기업은 2020년 1사분기에 두 가지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었는데요.. 항암치료제인 Ruxience(Rituximab)과 Trazimera(Trastuzumab)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시장상황에 변동이 생기자, 화이자는 전통적인 세일즈 방식과 함께 다른 홍보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세일즈 담당자를 통해 제품을 홍보하고 출시하는 방법을 선호했지만, 최근에는 폭넓은 교육 자료와 서비스 플랫폼을 중심으로 환자와 의사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제시카 스미스 / 화이자 대변인)
중소기업들의 상황도 그렇게 다르지 않습니다. 창사 이후에 최초의 상업용 제품을 출시하는 한 기업은 현재의 상황이 많이 답답했다고 합니다. 제품 출시를 위해 수 백명의 세일즈 담당자를 채용했는데,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전략의 실행이 매우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출시를 계속 늦출 수는 없으니, 이들은 디지털 플랫폼을 구성해 새로운 방법으로 시장을 개발하겠다는 전략으로 수정했습니다.
FDA의 승인 과정에도 변화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된 치료법이나 진단법의 개발이 시급하다보니, FDA 담당자들의 관심도 온통 이 분야에만 쏠려 있는데요… 그러다보니, 승인 심사의 기간이 이전보다 길어지게 되고, 이는 관련 기업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큰 기업도 그런데, 작은 기업들은 더 어려운 상황이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디지털 마케팅이 새로운 표준이 될 거란 예상이 힘을 받고 있습니다.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시장 상황 예측, 이메일과 SNS를 통한 고객들과의 소통, 동영상이나 웹툰을 활용해 제품의 특성을 좀 더 쉽고 간편하게 전달하는 소통 방식 등, 새로운 마케팅 방식이 표준이 되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현상은 지난 15년간 꾸준하게 진행되어 왔는데요.. 통계(ZS Survey)를 봐도 전세계 세일즈 담당자들의 숫자는 꾸준하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제약산업만 본다면, 2005년 10만명이 넘던 세일즈 담당자의 숫자가 2018년에는 7만명에 못 미치는 숫자로 축소 되었습니다.
의사들의 정보 접근 방식도 변화가 많습니다. 전통적으로 새로운 제품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면, 해당 제품의 영업담당자들을 통해 획득했다면, 이제는 온라인 방식의 정보 접근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영업 담당자를 선호하는 비율이 2012년 65%에서 2016년 44%로 감소한 것이 한 예입니다. 물론 분야에 따라 선호도의 차이가 있긴 합니다. 예를 들어, 비뇨기과의 경우 여전히 77%의 의사들이 영업담당자와의 소통을 통한 정보 획득을 선호하는 반면, 신경정신과는 54%, 암에 관련된 분야는 단지 17%만 이 방식을 선호했습니다.
시장과 고객의 변화는 새로운 표준을 요구합니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이런 표준을, 'multi-channel marketing’이라고 표현합니다. 고객과의 정보 교환 및 최적의 사업 관계 구축에 있어서, 하나의 방법이 아닌 온/오프라인이 적절히 배합된 방식을 찾아서 개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B2B 마케팅의 새로운 ’New Normal’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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