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CEO인 베조스만큼 요즘 유명한 사람도 없다. 세계 최대 부호로서 언행 하나 하나가 기사화 되고 있다. 그를 따르려고 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그가 어떻게 세계 최대 부호가 되었을까에 초점을 맞춘다. 일단 잘 났다. 프린스턴 대학을 들어갈 정도의 머리와 아마존을 최대 회사로 만들정도의 실전 능력을 겸비했다고 할 수 있다.
1. 베조스는 고객바라기
아마존 미션과 비전, 핵심 가치 모두에 고객 중심주의가 등장한다. 고객 중심주의를 달성하기 위해 고객경험(사용자 경험, User Experience, UX)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고객의 높아지는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초장기적 관점에서 초단기적 실행력으로 지금까지 성공을 만들어 왔다. 초장기적 비전으로 5-10년을 내다보고 일하고, 초단기적 실행의 축적으로 중요한 일들을 일일이 챙기면서도 빠르게 추진한다는 의미이다. 수십 년 동안 거대한 목표를 추구하면서 매사에 철저하기까지 하니 분명 일반적인 사람은 아니다. 그는 인터뷰에서 “오늘 좋은 성과가 나는 것은 3년 전 좋은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3년 후를 계획하고 실행합니다.” 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이렇게 촘촘하게 일하면 실패하기가 더 어렵다.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 같은 사람이다.
2. 혁신기업의 딜레마 극복
많은 혁신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이노베이터의 딜레마 때문이다. 한 기업이 혁신을 지속하다 보면 어느 순간 더 이상 혁신하기에 벽에 부딪히는 순간이 오고 도태되기 쉽다. 하지만, 베조스는 지속혁신을 통해 도태를 면할 수 있었다. 위에서 이야기한 고객 중심주의를 실천하기 위해 고객이 원하면 제살을 깍아서라도 더 나은 서비스로 기존 서비스를 대체한다. 실례로, 아마존은 전자 책 상거래 회사로 성공의 기반을 닦았다. 성공을 만들어 낸 후 전자책 서비스인 킨들을 론칭하면서 담당 직원에게 했던 말이 가장 인상 깊었다. “자네의 임무는 여태껏 쌓아올린 사업을 죽이는 것일세. 종이책을 파는 모든 사람들을 실직자로 만들 것처럼 디지털 사업을 진행하게” 라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또한 자사 제품인 아마존 에코(알렉사라고 불린다) 개발 도구를 공개하여 누구라도 접근가능하도록 만들었다. 고객들이 아마존 월드에 입성하고 나면 도저히 헤어날 수 없게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3. 확장성, 그리고 확장성
모든 성공한 기업이 그렇듯이 확장성이 좋은 기업이 더 많은 성과를 낸다. 미국에서는 '아마존 당하다 (be amazoned)' 라는 말까지 만들어낼 정도이다. 아마존에 모든 고객과 이익을 송두리째 빼앗긴다는 기존 기업의 공포가 그대로 전해진다. 아마존은 전자상거래를 기반으로 한 소매 기업으로 잡화, 가전, 디지털 콘텐츠 등을 판매하고, 동시에 마켓플레이스 판매자를 대상으로 FBA(Fulfillment By Amazon)라는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는 물류기업이기도 하다. 또한 테크놀로지 기업으로, 클라우드 컴퓨팅 업계에서 이미 최강의 시스템 회사로 입지를 확립하고 있기도 하다. 대부분의 이익은 AWS(Amazon Web Service)에서 나온다. 하지만, 이런 일련의 사업들이 따로 따로 동떨어진 것이 아닌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서로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일례로, 생활 서비스 생태계로서의 아마존 알렉사를 3rd party에 공개함으로써 생활 서비스 전반에 걸친 생태계를 형성하였다. 그 결과, 알렉사는 아마존 에코뿐만 아니라 다양한 가전제품에 탑재될 수 있었다. 말을 걸기만 해도 음악을 재생하고, 뉴스나 스포츠 결과, 일기 예보 등의 정보를 음성으로 제공하는 디바이스다. 더불어 아마존에서 주문하거나, 가전을 조작하거나, 피자를 시키거나, 우버를 호출하거나, 식당을 예약하는 등 2만 5천여가지 이상의 명령에 응답한다. 이런 확장성으로 인해 여러 파트너사와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타사를 압도하는 서비스 품질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점, 고객 수에 비례해 방대한 양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 여러가지 서비스를 한곳에서 제공하기 위해 기존 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를 통해 시너지가 나고 참여가자 늘면 늘수록 이 시너지는 점점 커지고 참여자가 누리는 혜택은 커진다. 이러한 확장성으로 인해 국경이 없는 사이버 월드에서 베조스는 세계 대통령으로 군림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니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가 정해진 한 국가의 대통령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4. 제약 마케팅 시사점
우리 나라 기업이 세계 50대 제약회사가 진입하는 것이 초읽기라고 한다. 수년 내 정부도 지난 2016년 '제2차 제약산업 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을 세우고 2020년까지 글로벌 50대 제약사 2곳을 만들어 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물론 이는 계획에 그칠 공산이 크지만, 최소 1개 제약사는 2~3년안에 50위권에 들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회사들은 R&D와 혁신을 강조하며 발걸음을 한 회사들이다. 셀트리온은 램시마 판매액이 1조 3천억을 넘었다고 한다. 후속제품인 트룩시마, 허쥬마까지 가세하면 50위권인 2조대를 2-3년내 넘을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그 외 회사들 역시 보툴리눔톡신 제제 ‘나보타’의 미국 시장 진출을 앞둔 대웅제약 등이 후보군이다. 어느 산업군을 막론하고 혁신하는 기업이 살아남는다는 반증이다.
확장성에 대해 고민하는 기업이 많지 않다는 것은 아쉽다. 글로벌 유전체 검사 기관인 23andMe와 연합하는 GSK, EMR 데이터 회사를 산 로슈, 온라인 drug store를 사버린 아마존. 아직까지 전통적인 마케팅 방식을 취하고 있다. 기존 제약회사 value chain인 수직적인 통합 외에 다른 회사와의 수평적 collaboration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해서 글로벌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리딩했으면 한다. 우리나라 SW 기술도 이미 글로벌 수준인데 아직 국내제약사들은 외국제약사들에 비해 관심도가 많이 떨어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과거 많은 외국계 제약회사가 '우리는 R&D 전문기업이다.' 라고 천명하고 비전을 세운바 있다. 하지만, 요즘은 '우리는 Data 회사다' 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어디쯤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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